오랜만의 블로그
마지막 포스트를 작성한 시점부터 1년 반이 지났다.
그동안 블로그를 아예 생각하지 않은건 아니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쓰지 못했다.
대학 졸업부터 취업 준비, 첫 취업, 이직, 이사등등 여러가지 일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정리해보려한다.
대학 졸업
졸업한지 1년도 더 넘은 시점에서, 이 글을 쓰는것도 웃기긴한데 그래도 써본다.
영원히 오지 않을것 같은 대학교 졸업을 하게 됐다.
나는 친구들보다 대학을 1년 늦게 입학했었다. 정확히는 수능을 다시 보고 싶어 다니던 대학을 1학기만 다녔었다.
그래서 따지고보면 2017년부터 2023년까지 7년을 대학생으로 지냈다.
입학때부터 생각했던게 있는데, `내가 졸업할 때면 27살일텐데 그날이 올까? 안왔으면 좋겠다` 였다.
그래서 마지막 3학년 4학년에는 학기가 끝나는게 싫을 정도였다.
나이 먹는게 싫은거랑 느낌이 조금은 달랐던게,
직장인이 되면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근하고 퇴근하는 삶이 최소 30년은 반복될거라 생각했어서 싫었다.
하지만 결국에 와버렸구나
7년동안 송도 노상, 중도 밤샘, 장학금, 아카라카, 연고전, 출튀 등등 안해본게 없는거같다.
대체적으로 큰 아쉬움 없이 나름 재미있고 행복하게 대학생활을 마무리 한것 같다.
하나 아쉬운게 있다면 공학과 관련없는 인문학 교양이나 동아리 활동을 안해본거?
전공이 다른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교류가 많이 없었던게 아쉽긴하다.
안녕~!


취업 준비
졸업과 취업이 그렇게 하기 싫었던 새내기는 이제는 취업이 정말 간절해진 사람이 되었다.
취업 준비는 졸업 전부터 진행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4학년이 된 나는 졸업과 취업이라는 현실에 맨몸으로 부딪히고 있었다.
사실 4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취업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냥 학교가 정해준 커리큘럼을 따라가며 교수님이 내준 과제하고 시험만 보고 있었다.
그러다 소마 면접을 보면서 머리를 한대 맞은거 처럼 현실을 깨닫고 외부 활동과
인턴, 프로젝트 경험을 쌓으며 나름대로의 취업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아마 재수때보다 더 떨리고 힘들었던거 같다.
스펙과 경험을 쌓는 과정 자체가 힘들었다기보다는 불확실한 미래를 계속 걱정하게 되는게 더 힘들었다.
새내기 입학때와는 많이 달라진 취업시장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무엇보다 주변에 같이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가 거의 없다시피해서 많이 외로웠다.
다들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휴학을 한두번씩 해서 나와 졸업 시기가 맞지 않았다.
서류 탈락, 면접 탈락, 다짜고짜 가위바위보를 시키는 이상한 인적성 검사까지 하나하나 겪을 때마다 자신감은 쭉쭉 내려져갔다.
너무 안일하게 살았나? 아닌데 그래도 열심히 했는데 라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맨날 서로 싸웠던것 같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다시 새내기로 돌아간다면~과 같은 쓸데없는 상상을 하곤 했다.
취업
다행히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했다.
이전까지는 사실 졸업이 실감되지 않았는데 입사 첫날에 모르는 사람들과 밥을 먹고 교육을 받으면서 비로소 실감이 났다.
화석에서 다시 새내기가 되었다! 인생은 돌고 도는법
다행히 인턴 생활을 하면서 회사생활을 경험해보았기에 적응하는데에 무리가 없었다.
입사 지원을 하면서 지망했던 부서에 배치되긴 했지만, 기대했던 업무를 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이거에 대해 불만도 많고 스트레스를 받긴 했지만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이해하고나서는 그냥 그렇구나 하게 됐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 다닐수록 꿈꾸던 개발자의 모습보다는 그냥 회사원에 더 가까운것처럼 느껴졌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동기들은 너무나도 좋았고 워라밸도 나쁘지 않았기에 몸은 편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항상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직
그래서 이직을 결심했다.
맨 처음에는 경력을 좀 더 쌓고 이직을 하는쪽으로 생각했지만
오히려 경력이 얼마 쌓이지 않은 지금, 신입으로 다시 도전하는게 낫다고 판단했다.
매일 출근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CS 지식과 코테 공부를 하는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퇴근하고오면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냥 누워있고 싶었다.
기대했던 전형에서 탈락 소식을 듣을때마다 포기하고 싶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도전해 보자 한 곳에서 좋은 결과가 있어 이직을 하게 됐다.

반수를 하면서 퇴학을 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와는 느낌이 정말 달랐다.
자퇴는 교수님 상담 없이 과사무실에 가서 서류만 작성하면 끝났는데 퇴직은 상사와 면담이 무조건 필요했다.
업무를 마치고 퇴근전에 팀장님에게 퇴사 사실을 말할 때 괜히 배신자가 된 것 마냥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말은 해야지
동기들에게 퇴사를 말할때도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까 고민했는데 말하고나니 다들 진심으로 축하해줘서 고마웠다.

그래서 지금은?
새로운 직장과 새로운 환경에 열심히 적응하고 있는것 같다.
직장을 옮기니 여유로웠던 출퇴근 시간이 많이 힘들어졌다.
원래 친구들과 같이 살던 연남동에서, 선릉까지는 편도 1시간이 넘는 거리이고 2호선은 지옥이었기에
거의 2년동안 살았던 정든 연남하우스를 떠나 회사 근처로 이사를 왔다.
2025년 목표
영어 공부가 1순위가 되었다.
입사하고 나서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생겼는데, 팀의 대부분이 외국인이었다.
수능 영어공부만 했던 나에게는 정말 큰 벽으로 느껴졌다.
한국어로 해도 어려운 업무를 영어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어지러웠다
어렸을때부터 영어 공부 하라던 어머니의 말씀은 틀리지 않았다.
운동을 좀 열심히 해보려 한다.
원래 다녔던 테니스 레슨을 이직 준비와 이사 준비라는 핑계로 반년동안 쉬고 있는데, 이제는 다시 시작해야할때다.
헬스도 마찬가지.
블로그를 늦어도 반년에 한번씩은 쓰기
이번에 오랜만에 블로그를 작성하면서
그동안 내가 무엇을 했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는데,
되돌아보면서 스스로 좀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평소에 아무런 생각 없이 사는 경우가 많은데,
블로그로 이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정할수 있는 기회로 만들고 싶다.
근황 정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