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소마를 지원해야겠다고 마음 먹은건 군 복무 시절이었다.
언제나 심심하고 시간도 잘 안가는 병장 때, 전역하고 복학하면 뭐 하지라는 생각을 계속 하곤 했다.
보직 특성상 컴퓨터를 전공하는 인원들이 많았는데, 그 때 후임중 한명이 자기가 소마를 수료했는데 괜찮다고 나에게 추천해주었다.
한달에 100만원씩 주고, 노트북도 사주고 마음껏 프로젝트 개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서류 -> 1차 코테 -> 2차 코테 -> 면접으로 이어지는 웬만한 기업 채용 프로세스보다 빡센 과정이 기다리고있었다.
지원 당시 나는 2학년 1학기를 마친 아무것도 모르는 학부생이었다.
그나마 그동안 알고리즘을 조금조금씩 공부했어서 코테는 쉽게 뚫을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원서를 쓰면서 느낀 점은 내가 프로젝트 단위의 개발을 하나도 안했구나! 였다.
지원서에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힘들었던 점, 기술적으로 어려웠던 부분등을 적는란이 있었는데
나는 여태 학부 과제나 프로그래밍 책을 보고 따라한 경험밖에 없었다.
내세울게 열정과 알고리즘 실력 밖에 없었다,,
그래도 전역버프를 굳게 믿고 냅다 지원했었다.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12기
본문은 14기인데 왜 갑자기 12기냐면
나는 소마에 3번 지원했다.
패기넘치고 자신감 넘치던 말년 병장은 12기 과정에 탈락했다.
서류는 열정으로 가득했기 때문에 쉽게 통과했었고,
1차 코테와 2차 코테는 알고리즘 이외에 web front와 sql 문제가 나왔지만 알고리즘만 다 맞추면 통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면접이 문제였다.
그당시 나의 개발 경험은 Unity C#으로 책 예제 몇개를 만들어본게 전부였다.
프론트엔드, 백엔드는 아예 몰랐었고 내 진로와 상관없는 분야라고 생각하고 관심조차 없었다.
면접 대비라고 할 수 있는건 Unity의 동작 구조와 C# 언어에 대한 특징이었다.
면접은 5:5 다대다 면접이었다. 피면접자는 고등학생부터 대학원생까지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면접 내용은 대부분 기술에 대한 개념 질문, 인성 질문이었다. 아마 마땅한 포폴을 제출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이때의 면접 경험은 어쩌면 내 커리어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RDB가 뭔가요? 라는 질문에 5초동안 멍때리다 대답을 못했다.
정말 처음들어봤다. DB는 들어봤어도 RDB라니? DB는 3학년때 배우는건데,,,
그 이후로도 기본적인 개발지식에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기껏 나온 Unity 질문에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반면 다른 지원자들은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설명과 외계어를 와다다 내뱉으면서 질문들에 잘 대답했다. 멋있었다.
면접을 마치고 나와서 머리가 멍했었다.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살고있는 사람을 만난 기분이었다.
그러고나서 내린 결론은 프로젝트 경험이 많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열정도 중요하지만 실력을 입증하는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학부 커리큘럼만 수동적으로 따라가면 많이 뒤쳐질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13기
소마는 매년 1기수씩 선발한다. 13기에 지원할 시점에는 작년보다 몇배는 성장했다고 느껴서 개인적으로 뿌듯했다.
12기 면접에서 느낀 감정으로 절치부심해 동아리와 학회에서 프로젝트를 2~3개 정도 진행했었고
백엔드 개발쪽으로 진로를 마음을 굳히는 중이었다. 학년이 오르며 개발 지식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면접도 자신있었던건 아니지만 그래도 평균을 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엔 코테가 문제였다.
알고리즘만 잘하던 까까머리는 과제와 플젝에 치여사는 덥수룩한 아저씨가 되었다.
1차인지 2차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코테에서 떨어지니 굉장히 허탈했었다.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14기
나는 지금 14기 연수생으로 활동중이다.
14기 지원을 마지막으로 해야겠다 마음먹고 지원했다. 내년엔 졸업이니까!
당시 나는 학교 연계형 인턴으로 스타트업에서 혼자서 백엔드와 인프라를 담당했던 경험이 있었고
퇴사 이후에는 프로젝트 외주 개발자로 활동하고 있었다.
오히려 소마에 떨어져도 그렇게 아쉽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솔직히 이정도면 면접은 붙을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코테도 작년보다는 더 준비했었다.
코테에서 web front가 빠져서 준비하기 더 수월했다.
아마 5문제에 알고리즘 4문제, SQL 1문제가 나왔던걸로 기억한다.
이번 기수부터 면접 때 3분 자기 소개와 notion 포트폴리오 발표가 추가됐다.
아래는 면접 당시 발표했던 자료이다.
https://flower-citrine-c8d.notion.site/_-_-4c86945ab91e47308d641a41d98dd168?pvs=4
백엔드_개발자_유임성
주도적인 개발을 좋아하며 항상 도전하려는 자세를 가진 개발자 유임성입니다. 어린아이처럼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도출해내는 과정을 즐깁니다.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이고, 어떤 영
flower-citrine-c8d.notion.site
면접 질문을 기억해보자면
- DNS가 뭔가요?
- NoSQL DB와 RDB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 Spring DI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 WAS와 Web Server의 차이점은?
와 같은 공통 질문부터
- DB Replication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 docker container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 docker-compose가 무엇이고 왜 사용하셨는지?
- ci cd 구축은 어떻게 하셨나요?
개인 프로젝트 관련 질문이 나왔었다.
모든 질문에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실제 사용해보고 고민했던것들이기에 자연스러운 대답이 가능했다.
면접장을 나오고 면접을 잘 본거 같아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더 좋았던건 그만큼 내가 더 성장했다고 생각이 들어서 뿌듯했다.
면접 일주일 뒤에 합격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조금 돌아왔지만 그래도 내가 목표로 했던 바를 이뤘다!
소마 과정은 3월~6월은 예비 과정, 7월~11월은 본 과정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7월부터는 4대보험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따라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거나 재직중이라면 6월까지는 정리해야한다!
나 역시도 외주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본 과정 전에 정리를 끝냈다.
내년 15기 지원자들에게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나만의 합격 후기를 조심스럽게 남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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